제45장. 귀신들린 사람을 고치심(2)
거라사에서 서쪽 해안에 돌아오신 예수께서는 당신을 영접하려고 모여 있는 군중을 보셨다.
그들은 그분을 기쁨으로 맞이하였다. 그분께서는 바닷가에서 얼마 동안 머물면서
가르치고 병자를 고치셨다.
연회석에서 세리들을 만나기 위하여
레위 마태의 집으로 향하셨다.
유대인 회당장 야이로(Jairus)가 여기에서 그분을 만났다. 자기의 딸이 병이 났으니 집으로 같이 가시자고 졸랐다.
이 유대인 장로가 예수께 나아와
발 아래 엎드려 심히 슬퍼하며 부르짖었다.
“제 어린 딸이 죽어 갑니다.
제발 오셔서 손을 얹어 살려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즉시 회당장과 함께
그의 집을 향해 출발하셨다.
제자들은 그분께서 긍휼을 베푸시는 일을
매우 많이 보았지만 오만한 “랍비”의 간원에
응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그들은 저희 주를 따랐고
사람들도 열심과 기대를 가지고 뒤따랐다.
회당장의 집은 멀지 않았으나
군중이 사방에서 그분을 압박했기 때문에
예수님과 그분의 동료들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걱정이 되는 아버지는 지체하는 것이 조마조마하였다.
그러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께서는 때때로 멈추어 고통당하는 자를 위로하고 마음에 근심하는 자를 안위하셨다.
그때 한 사나이가 군중을 헤치며
뛰어와서 야이로에게 말하였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아버지 되는 사람이 정신이 아찔하여 쓰러지려고 하는 것을 예수께서 팔을 벌려 부축해 주셨다.
주님의 손에는 그분의 동포를 위하여
그리고 이방인을 위하여 병을 낫게 하고
고통을 물리쳐주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에게는 그분의 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리스도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그러면 딸이 살아날 것이다.”
모두들 같이 초상집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그들이 그 집에 이르렀을 때 벌써 세(貰)를 내온 악사(樂士)들이 장례를 시작하고 있었다.
곡(哭)하는 사람들과 피리 부는 사람들이
와 있어서 그들의 떠드는 소리가 공중에 사무쳤다.
무리가 모여 있는 것과 떠드는 소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였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잠잠하게 하려고 말씀하셨다.
“어째서 소란스럽게 우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그들은 이 외인의 말에 성이 났다.
그들은 아이가 죽는 것을 보았으므로
그분을 멸시하고 조롱하였다.
그들은 벌써 술이 거나하였던 터이라
불손한 태도로 노골적인 조소를 퍼부었다.
주님께서 그들을 모두 집에서 떠나도록 요구하셨다.
소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베드로, 야고보, 요한 등 세 제자를 데리고
시체가 있는 방으로 함께 들어가셨다.
계집아이는 양초 같이 차갑고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침대 곁에 가까이 가셔서
얼굴이 창백한 아이의 차디찬 손을 잡으셨다.
소녀의 집에서 흔히 쓰는 말로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달리다굼! (Talitha, cumi!)”
이 말은 아람어로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어머니가 아침에 아이를 깨우듯이,
예수께서는 아이를 살리셨다.
이 능력의 말씀에 의식이 없는 몸에
즉시 가느다란 움직임이 지나갔다.
생명의 맥박이 다시 뛰기 시작하였다.
입술은 미소와 함께 열리었다.
소녀는 마치 잠에서 깬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자기 곁에 있는 낯선 사람들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소녀는 일어났다.
그의 부모는 팔로 딸을 꼭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터뜨렸다. 주님께서 만족한 듯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셨다.
예수께서는 야이로의 집으로 오는 도중에
12년 동안 혈루증(血漏症)으로 앓는 부정한 여인을 고치셨다.
그녀의 출혈 증세는 오래된 것이었다.
별의별 치료를 다 해 보아도 출혈이 그치지 않았다.
모든 재산을 치료하느라 의사에게
다 바쳤으나 불치병이라는 선고를 받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치료의 소식을 듣자
그 여자의 소망은 되살아났다.
그 여자는 그분께 갈 수만 있다면
고침을 받으리라고 확신하였다.
그 여자는 허약하고 괴로운 중에도
그분께서 가르치고 계시는 해변에 나와서
군중을 뚫고 들어가려고 노력하였으나 허사였다.
그 여자는 다시 레위 마태의 집에서 예수님을 따랐으나 여전히 그분께 가까이 나아갈 수 없었다.
그 여자가 거의 절망하게 되었을 때,
그분께서는 무리를 헤치고
그 여자가 있는 곳에 가까이 오셨다.
절호의 기회가 왔다.
그 여자는 드디어 크신 의원 앞에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여자는 혼란 속에서
그분의 모습을 잠깐 스쳐보았을 뿐
그분에게 말할 수도 없었고 그분을 붙들 수도 없었다.
구조될 유일의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서
그 여자는 앞으로 밀고 나가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예수님의 옷만 만져도 내 병이 나을 것이다.”
그 여자는 그분께서 지나실 때에 앞으로 나아가서 그분의 옷자락을 간신히 만지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 여자는 자기가 나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한 번의 만짐에 그 여자의 일생의 믿음이 집중되었다.
그 즉시 그 여자의 고통과 쇠약함은
완전한 건강의 활력으로 바뀌었다.
“누가 내 옷을 만졌느냐?”
이때에 예수께서 물으셨다.
그분에게서 능력(能力)이 나갔다.
그분의 능력이 반응을 일으켰다.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밀치고 제치는 군중 가운데서도 구주께서는 분명히 느끼셨던 것이다.
의아해하던 제자들도 다음 순간에
일어난 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여인은 그리스도의 발 밑에
꿇어 엎드려 옷자락을 만진 사실을 고백하였다.
예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혈루증에 걸린 여인이 병 고침을 받은 것이다.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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