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네 소원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

팽나무 2019. 10. 29. 22:08


 


    제47장. 침례 요한의 죽음(1)

     

     

    침례 요한은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사해 동편에 위치한

    마캐루스(Machaerus) 궁전 뜰 안 감옥에 갇혀있었다.

    벌써 몇 달이 지났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도

    ‘설마 죽이지야 않겠지?’하고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또 있었다.

    그것은 왕비 헤로디아였다.

    그녀는 요한에 대한 증오심이 끓어올랐다.

     

    밤낮 억누를 수 없는 증오심을 불태웠다.

    그것이 그녀의 마음에 복수심을 길렀고

    소화 장애를 가져왔다.

     

    그녀의 왼쪽 관자놀이에 있는 

    흉터까지도 시기심에 불타는 듯하였다.

     

    요한이 왕에게 ‘아니요.’라고

    대답하던 날 밤이었다(40장 마지막 부분의 사건).

     

    궁궐 안에서는 대향연을 베풀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키는 작으나 살이 피둥피둥한

    헤롯 안티파스(Herod Antipas)는

    자신의 생일 축하 잔치를 크게 베풀 계획이었다.

     

    갈릴리의 유지들인 귀족, 호민관과

    그 밖의 고관들을 초청하였다.

    지정된 시각에 그들은 로마 사람의 세도를

    과시하는 거만한 미소를 보이며 모여들었다.

     

    이런 미개한 변두리에서 주색으로 향락하는

    자신들의 호화로움을 서로 자랑하였다.

    주인은 하찮은 벽지의 군주다.

    그것을 그들은 경멸 한다는 눈치를 노골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진수성찬과 오래된 술의 풍미를

    찬양하며 한바탕 떠들어댔다.

    밤은 바람도 없이 무더웠다.

    호화로운 연회장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긴 촛불을 켜놓았다.

     

    무더운 공기에 고기와 술 냄새가 한데 엉켜 풍기었다.

    취객들은 제멋대로 떠들어대고

    악사들의 연주하는 음악 소리는 헝클어질 듯 아슬아슬하였다.

     

    헤롯의 식탁에 동석한 귀빈들은 취하였다.

    연희는 절정에 달하여 모두가 취기가 돌고 눈이 몽롱해졌다.

     

    그때 능직(綾織) 커튼을 헤치고

    왕의 의붓딸이 으스대며 잔걸음으로 나타났다.

    이 밤의 최고의 구경거리는 내로다 하는 태도였다.

    이 무희는 살로메(Salome)로서 헤로디아(Herodias)의 딸이다.

     

    동시에 헤롯의 동생 빌립의 딸이기도 하였다.

    어렸을 적부터 교태가 있던 소녀였다.

    이제는 제법 성숙하여 애교 있는 눈으로

    사람의 간장을 녹이는 활짝 핀 미인이었다.

     

    여자다움이 한창 꽃피던 때였으므로

    그녀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은 오만한

    이 방탕자들의 관능을 사로잡고 말았다.

    이스라엘의 제사장들과 방백들은

    헤롯에게 아첨하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무희는 잠시 손을 들어 나를 듯이 서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희귀한 꽃에서 짠

    향유로 윤택하였고, 머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겼다.

     

    그녀의 교태 가운데에는 사람의 마음을

    매혹시키는 힘이 있었다.

     

    악사들이 비파를 타고 북을 두드려 박자를 맞추었다.

    살로메는 환히 비치는 비단을 나부끼며

    날씬한 몸으로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아이 같이 가늘고 흰 팔을 내저으며

    실 같은 손가락을 하늘거려 물결치듯 선율을 일으켰다.

     

    거기에 요염하게 흔드는 허리의 움직임은

    사람들의 피를 끓게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앞으로 또는 뒤로 그녀의 벗은 발이 사뿐 움직였다.

     

    마지막 고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뒤로

    그리고 왼쪽으로 춤을 추었다.

    너울거릴 때 찬탄의 신음소리와

    박수에 발까지 구르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하였다.

     

    살로메는 열광적인 호응에

    겁을 집어먹은 듯 뛰어나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헤롯은 호색가의 본색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다는 듯 손님들에게

    음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빼앗듯 그녀를 끌어다가 땀에 젖어 숨을 할딱이는

    가냘픈 몸을 그의 무릎에 앉혔다.

    왕은 술에 취하여 정신이 나가 있었다.

    정욕에 완전히 사로잡혀

    이성은 착란(錯亂: 어지럽고 어수선함)되었다.

     

    자기 나라의 위인들 앞에서

    자기를 높여줄 어떤 과시를 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그는 헤로디아의 딸이 무엇을 원하든지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살로메야, 네 소원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

     

    그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정욕에 떠는 왕의 시선과 철없는

    소녀의 추파가 마주쳐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이 매서운 살로메가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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