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우물가의 여인(1)
예수께서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 참석하신 후
갈릴리 가버나움으로 가셔서 봉사하셨다.
그후 서기 28년 4월 유월절에
다시 예루살렘에 오셔서 성전을 정결케 하셨다.
이를 계기로 니고데모를 만나셨다.
그 후 침례 주는 문제로
유대인들과 시비가 일어났다(요 4:1).
예수님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요한의 제자들이 시샘을 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바리새파 사람들은
양편 사이에 불화를 일으키고,
양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과 다섯 제자는
그해 년말에 갈릴리를 향하여 떠나셨다.
주님은 사마리아를 거쳐 돌아가자고
제안하심으로써 제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마음 속에서 들려 오는
성령(聖靈)의 인도를 받으셨기 때문이었다.
천만 뜻밖의 일이었다.
점잖은 유대 사람이면 사마리아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피하였기 때문이다.
마치 문둥병(나병) 환자들이 사는 동네를
들어가는 것처럼 꺼리는 일이었다.
갈릴리 사람들과 사마리아 사람들 사이의
나쁜 감정은 너무나 심각하였다.
서로 얼굴만 쳐다봐도 모욕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싸움이 벌어졌다.
그들은 같은 조상에서 내려온 민족이었다.
두 집단의 적대감은 수백 년이나 거슬러
올라간 옛날부터 시작되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침략자들과
통혼(通婚)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후 이스라엘의 애국자들은
그들을 반역자라고 업신여기고 무시하였다.
지난 날의 증오심으로 인하여 현재에도
통상과 평화적인 교섭까지도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사마리아(Samaria)는 풍족한 지방이었다.
앞으로도 발전하고 번영할 곳이었다.
본국 백성과 인접한 지역민에게 기여할 장소였다.
토질이 비옥하였고 물도 풍부하였다.
남쪽 지방에 비해서 석회석이
샘을 말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산골짜기에서 검고 기름진 흙들이
장마에 흘러 내려와서 땅이 기름졌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넓은 밀밭을 경작하였다.
훌륭한 채소밭을 가꾸고
풍요로운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방 사람들은 그들의 곡식과 채소나
과일을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선량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땅을 피하여
멀리 돌아다녔다.
오직 로마 사람들만이 그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예수께서 다섯 제자를 데리고
금단의 지역으로 들어가셨다.
예루살렘 북방 삼십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분께서는 요단강 가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도중에서 쉬지 않고 걸으셨다.
그리심산 동쪽 기슭에 있는 야곱의 우물로
직행하셨다.
옛적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던 곳이었다.
가장 오랜 역사적 유적을 간직한 곳이었다.
이스라엘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야곱이 그의 아들 요셉에게 준 땅이다.
이 곳에 있는 우물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우물이었다.
경건한 사람들은 그 근처에
요셉의 무덤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 때 예수께서는 혼자 있고 싶으신지
제자들에게 양식을 사오도록 동네로 보내셨다.
제자들은 2킬로미터 가량 앞에 있는
수가(Sychar; 세겜)라는 동네로 떠났다.
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의 적개심을 잘 아는 터라
혹시 무슨 봉변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갔다.
예수께서
야곱의 우물에서 쉬기 위하여 앉으셨을 때에
그분은 유다 지방에서 돌아오시던 길이었다.
그분께서는
제사장들과 랍비들에게 거절을 당하셨다.
심지어 당신의 제자라고 고백하던 사람들까지라도
당신의 거룩한 신분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분은 기진하고 피곤하셨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방인인 한 여자도
소홀히 하지 않으셨다.
더구나 공공연한 죄 가운데 살고 있는
여인에게 전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다.
이 일을 위하여 먼길을 달리다시피 오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