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유대에서의 봉사
제26장-(1). 한밤의 방문객
유대 나라에서 고등 교육을 받고
책임있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권력자가 있었다.
오늘날 국회의원과 같은 산헤드린 회원으로
재산이 넉넉하고 유식하며 존경 받는 사람이었다.
니고데모(‘백성의 정복자’를 의미함)라고 하는
몸집이 작은 사나이로 최고 의회의 의원이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수염을 말쑥하게 깎은 사나이였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예수님의 교훈에 감동을 받았다.
니고데모(Nicodemus)는 경건한 자로
말씀을 연구하고 메시아를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이래로
메시아에 관한 예언들을 열심히 연구했다.
연구하면 할수록 이분이 바로 오시기로 약속된
바로 그분임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많은 사람들과 같이
그도 성전의 모독 행위를 보고 크게 애통해했었다.
그는 예수께서 매매하는 자들을
쫓아내실 때에 그 광경을 목격하였다.
그는 거룩한 능력이 나타남을 놀란 눈으로 보았다.
구주께서 가난한 자들을 받아들이고
병자들을 고치시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기쁜 표정을 보았다.
그들이 찬송하는 말을 들었다.
그리하여 그는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임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
그는 예수님과 만나기를 심히 원하였다.
그러나 그분을 공개적으로 만나기를 꺼려하였다.
세상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좀 거북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어두운 밤에 남몰래 방문하기로 하였다.
유대의 유명한 관원으로서 일개 교사에게
공감하고 있음을 자인한다는 것은
너무나 굴욕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그가 찾아간 것을 산헤드린에서 알게 되면
조롱과 비난을 받게 될 것이었다.
감람산(橄欖山)에 있는 구주의 휴식처를
특별히 물어서 알아냈다.
도시가 잠이 들어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예수님을 찾아갔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을 만나자마자
지체 없이 용건으로 들어갔다.
“선생님(랍비여), 우리(우리 중 몇 사람)는
당신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선생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아무도 행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조용히 들으셨다.
이 인사의 말을 인정하는 대신에
니고데모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를 주목하셨다.
그분께서는 이 방문 목적을 아셨다.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확신을
깊게 하고자 엄숙하나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분명히 너에게 말하지만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니고데모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니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자신은 엄격한 바리새파 사람이었고
자신의 선한 행위를 자랑하여왔다.
성전의 봉사를 받드는 일에 있어서
그의 자선과 관대함이 높이 평가되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상태에서는 하늘나라에
들어가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자신은 이스라엘 백성으로 태어났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에서 한 자리는
분명히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변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구주의 말씀을 들었을 때 놀랐던 것이다.
그는 그 비유의 말을 자기 자신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에 화가 났다.
바리새파 사람의 교만이 진리를
탐구하는 자의 정직한 욕망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의 관원이 된
자신의 지위를 고려하지 않으심에 실망하였다.
평소처럼 자신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이상히 여겼다.
니고데모는 깜짝 놀라서 침착성을 잃었다.
풍자가 가득 섞인 말로 그리스도에게 대답하였다.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다시 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태어난다는 말씀입니까?”
구주께서는 논쟁을 논쟁으로 대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엄숙하고도
조용한 위엄을 가지고 손을 드시었다.
진리를 더욱 확신 있게 강조하셨다.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다.
육체에서 난 것은 육체이고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다.
너는 다시 나야 한다는 내 말을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