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영광을 입으신 예수님(2)
제자들은 아직도 그 광경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의지할 데 없는 나그네로 방황하시는
주님께서 높임을 받으시는 것을 기뻐하였다.
인내의 교사요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께서는
하늘의 총애를 받는 자들의 방문을 즐겨하셨다.
그들은 엘리야가 메시아의 통치를
선언하러 왔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나라가
지상에 세워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공포와 실망의 기억을
영원히 쫓아버리기를 원하였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 이곳에
머물러 있기를 갈망하며 베드로는 부르짖었다.
“주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 곳에 천막셋을 세워 주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각각 모시겠습니다.”
제자들은 모세와 엘리야가 저희 주님을 보호하고
왕으로서의 그분의 권위를 세우도록 보냄을
받은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제자들은 잠이 들었다 깨어 정신이 없었다.
그리스도와 하늘의 사자들 간에 있었던
중요한 대화는 거의 듣지 못하였다.
깨어서 기도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시기를 원하셨던 것을 받지 못하였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그 뒤에 있을 영광에
대한 지식을 얻지 못하였다.
그들은 그분의 자아 희생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것이 될 수 있었던 축복을 잃고 말았다.
그들이 여전히 산 위에서 벌어진 광경을
응시하고 있는 동안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고
구름 속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고 기뻐하는 내 아들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제자들은 광야에서 이스라엘 지파들을 인도하던 것보다
더 빛난 영광의 구름을 보았다.
산을 진동하게 한 두려운 위엄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저희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얼굴을
가린 채로 엎드려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예수께서는 가까이 와서 저들을 만지며
친숙한 음성으로 깨우셨다.
“무서워 말고 일어나거라.”
감히 눈을 들었을 때 그들은 하늘의 영광이 사라지고
모세와 엘리야의 모습도 사라진 것을 알았다.
온 밤을 산에서 새우고 해가 돋을 무렵
예수님과 제자들은 평지로 내려왔다.
생각에 골똘한 제자들은 두려움으로 잠잠하였다.
베드로까지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늘의 빛과 접촉하였던 곳,
하나님의 아들께서 당신의 영광을 나타내신
그 거룩한 곳에서 즐거이 더 머무르고 싶었다.
그러나 벌써 원근에서 예수님을
찾고 있는 백성들을 위하여 할 일이 있었다.
산기슭에는 많은 무리가 모여서 그 곳에
머물러 있던 제자들의 인도로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어디에 가 계셨는지 알고 있었다.
구주께서는 가까이 가서 세 제자에게
저희가 목도한 것에 대해서 침묵을 지키라고 분부하셨다.
“내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제자들에게 보인 계시는 저희의 마음속에서
숙고할 것이요, 널리 공개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무리들에게 말하면 조롱이나
쓸데없는 놀라움만 일으킬 것이었다.
그리고 아홉 사도들이라도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실 때까지는
그 광경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사랑 받은 세 제자도 이해하는 데
얼마나 더뎠는지 모른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앞에
있을 일에 대해서 다시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다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저희들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
설명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는 저들이 그 묵시의 성취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