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따라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하는 동방박사들
“당신네 그 고담 책에는 어디서 그 구세주가,
참 그에게 무슨 칭호가 붙어 있었지?”
“예, 그리스도(Christ)라고 부릅니다.”
“아, 그래 그래. 나도 그런 말을 들은 일이 있소.
그런데 그 그리스도가 언제 어디서 탄생한다고 씌어 있소?”
안나스는 몰래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는 바른대로 고백하였다.
“예 있습니다. 그런데 죄송한 말씀이오나 잊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그런데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 못되어서
똑똑히 기억도 해 두지를 않았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 그럼 좀 조사해 주지 않겠나?”
“곧 알아 봐 드리겠습니다.”
“그 시간과 장소를 분명히 알아서 말해주기 바라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안나스는 헤롯에게서 물러나와 제사장과 서기관들에게 예상되는 메시아의 탄생지를 물었다.
성경을 잘 아는 서기관은 미가서를 찾아서
“유대 땅 베들레헴”이라고 확실하게 말하였다.
안나스는 곧바로 헤롯을 찾아가
“유대 땅 베들레헴”이라고 알려주었다.
안나스가 물러 가자마자 삼 인의 박사가 왕 앞에 안내되어 들어왔다.
이들은 유브라테스 강 동쪽에서 온 학자이며 철학자들이었다.
왕은 세 사람에게 위엄을 보이기 위하여
왕의 성장(盛裝)을 하고 접견하였다.
동쪽에서 찾아온 귀인들은
배알(拜謁)의 예의를 갖춰 몸가짐이 훌륭하였다.
세 사람은 일어나서 한 사람씩 이름을 소개했다.
발타사르(Balthasar), 카스파르(Caspar), 그리고 멜키오르(Melchior)였다.
“오늘 귀하신 분들께서 이렇게 찾아주신 까닭이 있으실 터인데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세 사람은 별을 따라 왔다고 솔직히 말하였다.
“별이라구요?”
그 자리에 마침 왕실의 점성학자(占星學者)인 마르토가 있었다.
왕은 마르토에게 고갯짓을 하여 불렀다.
“잘 들어두게, 마르토. 박사님들이 따라 왔다는 별이 큽니까?”
박사들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 별은 크고 밝은 별이었다.
그 별을 여러 날을 두고 따라왔던 것이다.
“마르토, 자네는 그 별이 어떤 별인지 아는가?”
왕은 상냥한 태도를 지으려고 애쓰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그 별은 무슨 징조를 알리는 것인가요?”
박사들은 퍽 신중하였다.
그들은 그저 고개를 흔들 뿐
자기들은 점을 칠 줄 모른다고 하였다.
“그 별 아래서 무엇을 발견하리라고 생각들 하시는 가요?”
그 물음에 발타자르가 말하였다.
“어린 아기를.”
늙은 나그네는 눈을 감고 대답하였다.
“어린 아기?”
헤롯의 목소리는 깊은 관심에서 우러나는 소리였다.
“그 아이를 어디 가서 찾으실 생각입니까?”
“우리들은 어느 곳인지 모릅니다.
그 별이 예루살렘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 도성에는 우리가 찾는 아기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성경에 박식한 제사장과 서기관들에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들은 베들레헴이 태어날 곳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해 주시면 어떠실까요?”
그는 시치미를 떼고 이렇게 말하였다.
“가셔서 그 아이를 찾으시면 다시 오셔서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저도 가서 경배하려고 하니까요.”
헤롯은 땀에 젖은 손을 이마에 올려
박사들이 떠나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들이 나가고 문이 닫히자마자 헤롯은 정보원들을 불러들여 박사들을 미행하도록 하였다.
그 이상한 별이 인도하는 곳에서 태어난 아이를 찾아내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카스파르와 멜키오르, 발타자르는
네 마리의 낙타를 끌고 밤중의 어둠을 타고 숨어버렸다.
헤롯의 정보원으로부터 자취를 감춰버렸다.
박사들은 별을 따라 사잇길로 베들레헴으로 들어갔다.
제아무리 잔꾀를 쓰는 사람들일지라도
이 슬기로운 사람들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베들레헴에 도착하여 마구간을 찾았다.
아기 예수는 구유 안에 눕혀 있었다.
제사장과 랍비와 같은 세상의 귀인은
한 사람도 그곳에 없었다. 교육받지 못한 부모가 그분을 지키는 유일한 수호자였다.
박사들은 “그 집에 들어가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에게 경배”하였다.
그들은 예수님의 초라한 외형 속에
숨어있는 신성의 임재를 인식하였다.
그들은 진심으로 그분을 구주(救主)로 믿었다.
그들의 예물 곧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
박사들은 요셉을 껴안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마구간을 떠났다.
그들은 여행의 목적을 이루자
그들의 성공을 헤롯에게 알릴 생각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그들 세 사람은 꼭 같은 꿈 가운데서
그와 더 이상 교통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기별을 받았다.
그들은 한밤중에 일어나 낙타를 타고 떠났다.
예루살렘을 피하여 다른 길로 고국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이 밤은 뜻 깊은 꿈이 되풀이 되는 밤이었다.
동방 박사들의 방문을 받았을 때는
마침 마리아와 요셉이 근심이 되어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요셉이 꾼 꿈은 더욱 그들을 당황하게 하였다.
다시 한 번 영광에 빛나는 천사가
예수의 양아버지에게 나타났다.
이번에도 주님의 천사가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 새로운 지시를 말해주었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고 한다.
너는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 가서 나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거기서 기다려라.”
그러나 어떻게 이집트까지 갈 것인가?
먼 여행이라 경비도 대단히 많이 들 터인데,
게다가 가진 것이라곤 불과 몇 푼밖에 없었다.
요셉은 막막한 심정으로 이른 새벽에
마구간 앞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꿈에 본 지시대로 따르자니 전대가 비었다.
어쩌면 좋을까?
마침 이때 그에게 문득 깨달음이 떠올랐다.
아무 걱정도 할 것이 없지 않은가!
이집트까지의 먼 여행에 필요한 경비는 벌써 마련되어 있었다.
어둠 속을 허리가 굽은 장인 요아킴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도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동방 박사들이 아기를 위하여 주고 간
예물 꾸러미를 끄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무엇입니까? 장인.”
요아킴이 선물꾸러미를 흔들어 보여주었다.
쩔렁쩔렁 하는 무거운 소리가 움집의 둥근 천정에 울리었다.
“이것은 황금이야!”
요아킴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사들이 유향과 몰약 그리고 황금을 갖다 주었구나. 아마 그들은 우리에게 이런 것들이 필요한 줄 알았나 봐.”
“하나님, 영광을 받으소서! 그분의 거룩한 이름을 찬송하리로다!”
요셉은 중얼거리며 무릎을 꿇고 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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