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헤롯대왕과 동방 박사(1)
암갈색 얼굴의 헤롯대왕(Herod the Great)도
이 소문을 들었다.
사가랴가 제단 곁에서 벙어리가 되어 나온 이후에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예루살렘에서는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헤롯은
정보원들을 통하여 여러 정보를 수집하였다.
그 정보 중에는 북쪽에서 흘러온 풍문에는
나사렛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다.
목자들은 그들이 보고들은
놀라운 경험을 함부로 떠들어댔다.
“임금이 우리를 체포하려 들지나 않을까?”
사무엘의 정보를 듣고 요셉이 물었다.
“거북한 말이네만,
아마 십상 그럴지도 모를 일일세.”
사무엘이 두려운 낯빛으로 말했다.
“헤롯은 지금 제 그림자까지 두려워하는 판일세.
무엇보다도 그는
제 왕위를 빼앗는 자가 있지나 않을까 하여
두려워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 풍문에 떠도는 이야기를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야.
그렇다면 자네 아이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할는지 뻔한 일이 아닌가?”
다행히 나사렛 목수 요셉과 그의 아내 마리아가
문제의 당사자라는 소문은
아직 헤롯의 귀에 미치지 못하였다.
더구나 그들이 아이를 데리고
베들레헴 마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물론 몰랐다.
헤롯은 그의 정보원들에게 화를 내었다.
“도대체 뭣들 하고 있는 거야.
확실한 사실을 알아 가지고 오잖고!”
그는 정보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그때 놀랄만한 정보가 들어왔다.
동방(東方)에서 박사 세 사람이
수도에 도착하였다는 것이었다.
그 박사들은 대상(隊商)을 대동하지 않고
자신들이 네 마리의 낙타를 끌고 왔다.
한 마리에는
보따리와 상자를 싣고 왔다는 것이었다.
“세 사람의 낯설은 손님이
낙타 네 마리를 끌고 여관에 들었단 말이지?”
헤롯이 그의 정보원들에게 물었다.
“변장을 하고 있어?
장사꾼들일까?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
조공(租貢)을 바치러 온 외국 사신들일까?
그렇지도 않으면 뭐란 말인가?”
“그들을 마기(magic)라고 합디다.”
“마기라는 게 대체 뭐야?”
“마기라는 것은 현자(賢者)라는 뜻이오나,
보기에는 그다지 현명해 보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성전과 경기장 사이를 내왕을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물어 보더랍니다.”
“무엇을 물어 보더란 말인가?”
정보원들은 망설이며
얼굴이 빨개져 가지고 침만 삼키었다.
“이 못난 자식들아! 뭣을 물어 보더란 말이야?
얼른 말을 못해! 매 맛을 봐야 알겠나.”
“예 저, 아이를 찾더랍니다.
저 뭐 이스라엘의 왕위를 계승할 아이라나요.
꿈같은 헛수작이지요.
그 애의 별이 동쪽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고
경배하려 왔다나요.”
헤롯은 그 무쇠 같은 주먹으로
두 사람을 때려눕히고 발길로 사정없이 걷어찼다.
좀 진정이 된 그는 비서 니수스(Nisus)를 불러
마기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그 비서는 정보원들보다
마기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이상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니수스가 설명하였다.
“마술산가?”
“그들의 나라에서는 성자 취급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동방 밀교(密敎)의 사제(司祭)들입니다.
과거의 일들을 들어 맞히고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래!”
헤롯은 뱃속에서 짜내는 듯한 소리를 질렀다.
“안나스와 중요한 제사장들
그리고 학자들을 불러들이게.”
그 존귀한 사람들이 모여 들어왔다.
헤롯은 안나스만을 만나보기로 하였다.
그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