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무엇을 원하느냐?(4)
그런 다음에 안드레는 형을 생각하였다.
선생님을 뵙게 하여야겠다고 형을 찾으러 나갔다.
그 동안에 요한은 예수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들은 서로 이종 사촌 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젊은 요한은 세베대와 살로메의 아들이다.
살로메는 마리아의 언니였다.
이 두 이종 사촌 형제는 이때까지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참 기이한 인연이었다.
안드레의 형 시몬은 동네에 있는 샘에서
그 크고도 투박스럽게 생긴 발을 씻고 있었다.
피로하여 모두가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덩치가 큰 사나이였다.
근육이 발달한 어깨에 털투성이의 텁석부리였다.
눈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으나
모두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이었다.
“시몬(Simon)!”
“난 누구라구. 안드레냐? 그런데 웬 수선이야?”
“아 숨이 차서 죽겠어, 그런데 형!
우리는 그분을 만났어,
그래서 형한테 알리러 온 거유.”
“누굴 만났다구?”
“요한과 내가”
“요한과 네가 누구를 만났다는 거냐?”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새 선생님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라도 척척 대답해 주어요.”
“안드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우리는 하나님의 사자를 만났어요. 틀림 없다니깐.”
시몬은 수염을 쥐어 훑고 나서 대머리를 흔들며
주근깨투성이의 코를 찌푸렸다.
“쓸데없는 수작 말어.”
그는 내뱉듯이 말했다.
“너희 두 놈은 점점 더 미친 소리를 하는구나.
처음에는 세례 요한을 쫓아다니며
그가 하나님의 사자라고 떠들어댓잖아.
그 후에 그는 하나님의 사자가 아니라고 했지 않어?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에게 미쳐 쫓아다닌단 말이지!”
“그렇게 말하지 말고
와서 형이 눈으로 보면 되잖아?”
시몬은 그의 굵직한 발가락을 수건으로 다 닦았다.
그는 안드레가 조심성 있는 사나이로 보수적이며
줏대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남의 말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 줄을 잘 알았다.
“그럼 같이 가 보자.”
시몬은 양보하였다.
요한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던
움막으로 두 형제가 돌아왔다.
이미 황혼이 다된 때였다.
시몬의 큰 몸집이 문을 가로막아 섰다.
그의 그림자가 예수님의 발 앞에 떨어졌다.
그 그림자는 후일에
병자들의 병을 고치는 능력을 발휘했다.
예수님의 얼굴이 이 텁석부리에 머리가 벗어진
어부를 따뜻한 미소로 영접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어부의 미래를 내다보셨다.
로마의 형장에서 십자가형을 당할 시몬의 모습이다.
대머리에 수염투성이의
네모진 얼굴의 열혈(熱血) 노인이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산 채로 죽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정열적으로 그를 껴안으시며 말씀하셨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게바(Cephas; 베드로, A Stone)라고 부르겠다.”
모두가 이 우정에 찬 감격스러운 영접에 놀랐다.
스승의 소박한 말씀에 애정이 넘쳐흘렀다.
말에 표현되지 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게바라고 불린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와
그들의 친구인 요한은 예수님으로부터 말씀이
더 나오기를 기다렸다.
인사를 마친 후 예수께서는 화제를 바꾸셨다.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같이 길을 떠날 것과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사명을 설명해주기를 제안하셨다.
모두 갈릴리 사람들이므로
고향을 향해 걸어가기로 세 사람이 선뜻 합의하였다.
그들이 북쪽으로 향하는 돌투성이의 길을
얼마간 가다가 길동무를 만났다.
처음 만난 것이 안드레의 친구이며,
그리스식 이름을 가진 빌립(Philip)이었다.
그도 길을 가는 중이었는데
이 일행이 뒤쫓아 와서 어울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