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스크랩] 제11장. 양치는 목자들(1)

팽나무 2018. 3. 14. 20:20

 

 

    11장.  양치는 목자들(1)

     

     

     

     

    마리아는 잠이 들었다.

    소란스럽던 외양간도 이제 조용해졌다.

    안나와 요아킴은

    한 쪽 구석에 자신들의 잠자리를 마련하였다.

    아기 예수를 누인 첫 침대는

    소나 나귀에게 여물을 주는 구유였다.

     

     

    요셉이 문득 생각해내어 깨끗한 마른 풀과

    향기 나는 보릿짚을 넣어

    아기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요셉은 아무리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떨릴 정도로 흥분하여 있었다.

    외양간 안을 이리저리 거닐어 보기도 하였다.

     

    마리아와 아기 곁에 이를 때마다 잠시 머물러 서서

    그들의 안온한 숨결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요셉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늘이라도 뛰어오를 듯

    피가 끓고 온몸이 약동하는 듯하였다.

    이 한밤중에 가슴에 넘쳐흐르는 이 기쁨을

    누구에게 쏟아 보이고 싶었다.

     

    말할 상대가 없어 못 견딜 지경이었다.

    ‘참 이상도 하지.’

    그는 상대가 없어 혼잣말을 하였다.

     

    ‘이 아이의 눈을 보았을 때

    처음 보는 얼굴 같지 않았어.

    오래 전부터 익숙한 얼굴 같단 말이야.

    아무래도 처음 본 얼굴이 아닐 게야.’

    이렇게 이상스럽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예수가 특별한 아이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요셉은 이 아이의 아버지는 아닌 것이다.

    그는 꿈에라도 그것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 아이에 대하여

    끊을 수 없는 친밀함을 느꼈다.

    세상의 아버지들이 자기 아들에 대하여 갖는 것

    이상의 더 깊고도 절실한 정(情)을 느꼈다.

     

    그는 무슨 계시(啓示)라도 받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마리아가 임신한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그 동안

    아무런 초자연(超自然)적인 계시 같은 것이 없었다.

     

    나사렛 집에서 천사가 날개를 접고 나타난 지도

    어느새 열 달이 되었다.

    그 후 요셉에게 꿈에 나타난 일이 있었다.

    그런 뒤로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흘러갔을 뿐이었다.

     

    어떤 계시라도 있을 법한 일이 아닌가?

    어린 아이가 태어났다.

    천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행여 천사의 날개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들리는 것은

    어린 양의 잠에 취한 울음소리뿐이었다.

     

    그 때 멀리서부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집 앞에서 발소리가 멈추었다.

     

    외양간 뒷문을 지팡이로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요셉은 마리아가 잠을 깨지나 않을까 조심하며

    문간으로 뛰어갔다.

     

    빗장을 빼어 문의 위쪽 부분만을 열었다.

    손가락을 입에 대어 조용하라는 뜻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수염투성이의 얼굴들이 그를 보고 있었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이 초롱불을 쳐들었다.

    그들 뒤에는 깊은 어두움이 둘러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요셉은 저렇게 반짝이는 많은 별들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조용하시오.”

    요셉이 숨을 죽여가며 말했다.

     

    “이런 밤중에 웬 수선들이시오?”

     

    “주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하심을 빕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

    “우리는 괴롭히려고 온 것은 아닙니다.”

     

    “그럼 당신들은 누구요?”

    “우리들은 동네 밖 언덕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입니다.

     

    그런데 양을 지키고 있으려니까…”

    “밤이 깊었는데 그만 돌아가시지.”

    요셉은 말을 끊었다.

    그가 문을 닫으려고 하였다.

     

    그때 말하던 사람은

    지팡이를 쳐들어 닫지 못하게 하였다.

    “잠간 한 마디만 묻겠습니다.

    여기에 아이가 태어난 일이 있습니까?”

     

    요셉은 깜짝 놀랐다. 무슨 잘못된 일이 있었나?

    서류 제출 수속이 잘못 되었나?

    그렇지 않으면 외양간에 머무는 것은 규칙 위반인가?

    헤롯왕이 하는 짓이라면

    그런 법률도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왜 그런 것은 조사하시오?

    양치는 것과 어린애하고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오?”

     

    “저희를 두려워하실 것은 없습니다.

    우리들은 당신 편입니다.”

    “그건 그렇고, 그래요, 아이를 낳긴 했는데…”

     

    “조금 전에 말씀이지요?”

    “그렇소이다. 두 시간도 못 되나 봅니다.”

    수염으로 덮인 목자들의 입에서

    가벼운 환성(歡聲)이 쏟아졌다.

    서로들 돌아서서 어깨를 두드리며 한 사람이 말했다.

     

    “틀림없군.”

    처음에 말하던 사람이

    요셉의 어깨에 손을 다정스럽게 얹으며 말했다.

     

    “사내아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애를

    구유에다 뉘어 놓지는 않으셨는가요?”

     

    “그렇습니다.”

    요셉은 대답은 하면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요람(搖籃)이 없어서요.

    집집이 사람들이 꽉 차서

    아내를 데리고 들어갈 방이 있어야지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러니 하나님은 더욱 찬송을 받으실 것이외다.”

    그 목자는 감격해서 떠들어댔다.

    그리고 다른 목자들도 텁수룩한 입으로

    동감의 뜻을 표하였다.

     

    “사실은 이렇게 되었습니다.”

    한 목자가 지팡이를 쳐들고 말하기 시작하였다.

     

    “저희들 다섯 사람이

    방금 전 이상한 광경을 봤습니다.

    믿을래야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지요.

    그것이 바로 당신과

    관계있는 일이었다는 말씀이에요.”

     

    이상한 광경! 믿을 수 없는 광경!

    어떤 희망이 요셉의 마음속에 솟아올랐다.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 ~

 

 

출처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글쓴이 : 히말라야시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