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성전세를 내심(1)
예수님과 제자들은 잠시라도 마음을 못 놓았다. 어디를 가든지 성전 당국에서 보낸 정탐꾼이 그들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공적인 대화에서는 극히 조심하시어 신성모독죄에 걸릴 구실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셨다.
예루살렘 당국자들은 점점 더 조바심을 냈다. 그분을 올무에 몰아넣으려고 갖은 수단을 다하였다. 그분께서는 남북 각지로 순회하며 설교하기를 두 해 동안 하셨다.
정탐꾼들은 실패를 거듭하여 왔으나 끈기 있게 그분의 뒤를 따라 다녔다.
어느 날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은 가버나움에 있는 베드로의 집에 모여 있었다. 이것을 안 정탐꾼들이 두 사람의 성전세를 받는 사람과 한 사람의 로마 무관을 데리고 왔다.
무관은 혁대를 가슴에 두르고 칼을 차고 있었다. 모두들 교활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손을 비비며 물었다.
“당신들의 선생님은 성전세(성전 세금, 당시 화폐로 반 세겔)를 안 바칩니까?”
이 세금은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稅金)이 아니었다. 종교적인 기부금이었다. 모든 유대인은 성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년 바치도록 되어 있었다.
그 세금을 바치지 않겠다고 하면 성전에 대해서 불충실하다고 인정될 것이었다. 이것을 랍비들은 매우 무거운 죄로 평가하였다.
그리스도께서 랍비들이 만든 법을 거절하는 것은 성전의 봉사를 전복한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었다. 그분의 원수들은 그분에 대해 의혹을 품게 할 기회를 포착했다.
베드로는 그들의 질문 가운데서 성전에 대한 주님의 충성에 관계되는 은근한 암시를 알아차렸다. 그는 선생님의 명예를 수호하기 위한 열성으로 성급하게 대답해 버렸다.
주님과 상의도 하지 않고 세금을 바치실 것이라고 말하였다.
로마에 세금을 바친다는 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그들에게는 듣기만 하여도 불쾌한 일이었다. 그리고 납부하는 세금도 비쌌고,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로마 각지에서는 피정복자들에게 빠짐없이 두 가지 직접세를 징수하였다. 인두세(人頭稅)와 토지세(土地稅)였다.
무릇 농부는 보리농사의 십분의 일과 포도주나 과일의 십분의 이를 로마 황제에게 바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외에도 관리들과 세무원들은 지혜를 짜가며 별의별 명목으로 한정 없이 세금을 징수하였다. 조세, 가옥세, 소비세, 왕관세, 관세와 사용세까지 있었다.
베드로는 항상 로마 당국에 세금을 내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스라엘 민족이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로마에 세금을 바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드로는 분개하여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악당 같은 세무원들이 하는 짓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세금을 바칠 수 없는 가난한 동포에게 돈을 꾸어주어 세금을 내게 하였다. 공적 채무를 사적채무로 만들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고리대금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거듭됨에 따라서 팔레스타인의 가정 형편은 어렵게 되었다. 넓은 농토를 가진 대농(大農)이 소작농이 되었다.
세금에 쪼들려 땅을 조금씩 팔아서 결국은 거지가 되는 것이다. 나사렛, 가나, 디베랴에도 수천 명의 거지들이 있다.
또 수도 예루살렘에도 말라빠진 손을 내밀며 지나가는 사람의 동정을 구하는 자가 즐비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산으로 들어가서 도적이 되든가, 혁명군에 가담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두 가지를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도시를 약탈하고 폭동을 일으키며 겁 많은 백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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