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제10장. 아기 예수의 탄생(1)

팽나무 2017. 12. 29. 10:27




 


    제10장.  아기 예수의 탄생(1)

     

     

    갈릴리의 나사렛으로부터 유대의 베들레헴까지는

    일백이십 킬로미터나 된다.

    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요아킴과 안나,

    이 네 사람은 사흘 길이나 되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늙은 부모님도 인구조사 때문에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자 두 사람은 체구는 작으나

    억센 갈릴리 산(産) 나귀를 탔다.

    남자들은 고삐를 잡고 걸었다.

    어떤 사람들은 나귀를 타고, 어떤 사람들은 걸었다.

     

    그들은 모두가 로마 황제의 명령에 의하여

    집을 비우고 길을 떠난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칙령(勅令)에 대하여는 분개를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소풍을 나온듯

    경쾌한 기분으로 휴가를 즐기는 듯하였다.

    아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천막을 같이 치고

    밥도 같이 지어먹었다.

     

    밤에는 모닥불 둘레에 천막을 치고

    땅바닥에 담요를 깔고 잤다.

    한 낮의 뜨거운 때에는

    시편의 노래를 힘차게 부르기도 하였다.

     

    다윗 왕의 용감하고 즐거운 노래들이었다.

    작은 비파를 타며 걷는 사람도 있었다.

    결코 쓸쓸한 여행은 아니었다.

     

    요셉은 마리아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애를 썼다.

    그가 고향을 떠나 여행한 것은 전에 한 번 있었을 뿐이었다.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한 사람들이 항상 그렇듯이

    그는 보고 듣는 것 어느 하나가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는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하나하나 아내에게 말하여 같이 즐기는 것이었다.

     

    길가에는 비옥한 밭들과 과수원을 꿰뚫고 뻗쳐있었다.

    잠시 후 논밭을 지나 길은 바위가

    많은 갈릴리 산악지대로 들어섰다.

    높은 지대의 단단한 석회암이

    풍화하여 이루어진 붉은 땅이었다.

     

    평지는 검은 돌멩이들이 섞인 사막과 같았다.

    “마리아, 우리는 곧 실로(Shiloh)에 닿을 거요.”

     

    “실로는 큰 곳 인가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는 뜻 깊은 곳이지.

    회당에서 랍비에게 말씀을 들은 일이 있었어.

    옛날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와서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祈禱)를 하였다는군.”

     

    “그래서 소원이 성취되었지요? 저희들도 기도해요, 네?”

    “그럼 기도해야지.”

    얼마를 지나서 요셉은 말하였다.

     

    “조금만 더 가면 길갈(Gilgal)이라오.”

    “길갈? 듣던 이름인데,

    거기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요?”

     

    “1100년 전에 사무엘(Samuel)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재판하던 곳이었소.”

    “너무 오랜 옛날 얘기가 돼서 실감이 나지 않는걸요.”

     

    “맞았소. 어쩐지 역사란 것은

    우리 현대 사람에게는 그렇게 느껴지는 가보우.”

     

    전설에 눈물의 골짜기라고 불리는 바위로 된

    골짜기도 마리아는 나귀를 타고

    요셉은 고삐를 잡고 지나갔다.

     

    어둡고 음침한 골짜기 길이었으나

    두 사람은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즐겁게 지나갔다.

    뒤에 쳐졌던 안나가 나귀를 재촉하여 딸에게로 좇아왔다.

    이번에는 요아킴이 어릴 적의 이야기를 꺼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거리와 동네를 지나갔다.

    사람들은 먼 옛날 일을 눈에 보는 듯

    회상하며 얘기를 주고받았다.

     


    기브아(Gibeah)에는 흉포하고 교만했던

    사울왕의 궁궐 자취가 있다(삼상 13:2).

    가까운 곳에 있는 벧엘(Bethel)은 조상 야곱이

    기도를 드리던 땅이었다(창 28:20).

     

    또 하나님을 반역했던 백성들이 금송아지에게

    제사를 드리며 제금을 울리던 곳이었다(왕상 12:32).

     

    “참, 아모스(Amos)가 이스라엘의 회복과

    축복에 대한 예언을 하였던 곳도 거기였지”(암 9:11∼15).

    요셉은 감개무량하게 말하였다.

     

    사흘째 되던 아침에는 해지기 전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것이 확실하였기 때문에 모두 가벼운 기분이었다.

    요셉은 마리아의 건강을 퍽 염려하였다.

     

    밤에는 뜬 눈으로 그녀의 잠든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자나 깨나 베들레헴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베들레헴(Bethlehem)이다!”

    누군가 환성(歡聲)을 올렸다.

    순례자들은 다시 다윗의 시편을 노래하기 시작하였다.

     

    피로한 줄도 모르고 그 먼지 속에서 춤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곳이 마리아와 요셉의 조상이 살던 동네였다.

     

    마리아는 부자 보아스(Boaz)의 옛 이야기를 생각해냈다.

    보아스는 어느 날 낙타를 타고 이 길을 걸어 내려왔다.

    그 때 그의 밭 가운데 한 가난해 보이는 여인,

    (Ruth)이 보리이삭을 줍고 있었다.

     

    이 젊고 아름다운 여인은 시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하여 보리를 추수하는 밭에서

    떨어져있는 이삭을 줍는 가난한 여인이었다.

     

    룻과 보아스, 그들도 마리아와 요셉의 조상들이었다.

    이 두 내외는 길가에 멈춰 서서

    고요한 풍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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