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양치는 목자들(1) 마리아는 잠이 들었다. 소란스럽던 외양간도 이제 조용해졌다. 안나와 요아킴은 한 쪽 구석에 자신들의 잠자리를 마련하였다. 아기 예수를 누인 첫 침대는 소나 나귀에게 여물을 주는 구유였다. 요셉이 문득 생각해내어 깨끗한 마른 풀과 향기 나는 보릿짚을 넣어 아기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요셉은 아무리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떨릴 정도로 흥분하여 있었다. 외양간 안을 이리저리 거닐어 보기도 하였다. 마리아와 아기 곁에 이를 때마다 잠시 머물러 서서 그들의 안온한 숨결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요셉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늘이라도 뛰어오를 듯 피가 끓고 온몸이 약동하는 듯하였다. 이 한밤중에 가슴에 넘쳐흐르는 이 기쁨을 누구에게 쏟아 보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