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애

[스크랩] 제3장-(9) 뜻밖의 사자(使者)

팽나무 2015. 11. 29. 15:21
 

       




    3장-(9) 뜻밖의 사자(使者)

               (본 장은 눅 15~25절에 따름)



    늦은 밤까지 다른 가족은 이 이상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엘리자벳은 쇠약해진 정신 상태에서 일어난

    환상을 본 것이라며 좀처럼 믿으려 들지 않았다.


    안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요아킴만은 틀림없는 일이라고 믿었다.

    집안 여성은 현실적인 데 비하여 그는 하나님의 계시라고 주장하였다.


    천사가 찾아왔다는 계시(啓示)는 옛날부터 흔히 있었던 일이 아닌가?

    그런데 왜 사람들이 그런 기적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오늘날처럼 기적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언제 또 있단 말인가?


    요셉은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마리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는 마리아가 아직도 어려 보였다.


    그래서 가족회의에서 그녀의 의견은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그녀는 엘리자벳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언니, 언니는 오랫동안 이 일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았소?

    나는 그 기도를 믿어요, 엘리자벳.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여 주신다는 데

    왜 놀라야만 할까요? 믿고 기다려 볼 일이 아닐까요?”


    오래지 않아 사실로 입증되었지만, 그날 밤 가족 중에서

    가장 현명한 말을 한 것은 마리아였다.


    이상한 일이지만 이튿날 아침이 되니 천사와

    제사장의 신비한 사건을 놓고 더 이야기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말하지 않는 가운데 약속이나 한 듯이

    이 이야기를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려는 눈치였다.


    사람이란 뜻밖의 일에 맞부딪히면 반사적으로 정상적이며

    일상적인 일로 도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우리는 기적을 소중하게 간직하려고 들지 않고

    오히려 평범한 생활에서 무난하게 살려고 든다.


    그것은 마치 벽()에 쓴 글자를 기어코 손으로

    지워버리려 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것이 인간의 습성이다.


    아침 식사 때 요아킴과 안나, 마리아와 요셉은

    날씨에 관해 이야기를 하였다.

    수확과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아킴은 그날 오후 집으로 떠나기로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그들은 한두 번 사가랴가

    당한 이야기를 간단히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될 수 있는 대로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나사렛 동네로 돌아와서 마리아는

    요셉의 목공소에서 따뜻한 음식을 차려놓았다.


    요셉과 단둘이 되었을 때,

    그녀는 목공소 대팻밥투성이의 널빤지 위에 걸터앉았다.

    긴 치맛자락으로 그녀의 벗은 발을 감쌌다.


    어깨에 걸친 하늘빛 망토를 뒤로 젖히며 사가랴의 이야기를 꺼냈다.

    요셉, 사가랴의 일을 사실이라고 믿으세요?”


    그녀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여야 옳을지 알려달라는 눈빛이었다.

    요셉은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며 턱을 팔로 고이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말을 함부로 하였다가는 그 말이 어떤 맹세처럼

    자신을 속박하지나 않을까 두려웠던 것이었다.


    사가랴는 선량한 분이오. 그는 똑똑하고 명백하게 썼어.

    그의 생각도 조금도 흐리멍덩하거나 헷갈리는 데가 없었어.


    술에 취한 사람처럼 허튼소리를 한 것도 아니거든.

    그로서는 하나님 사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을 거야.”


    그래요, 요셉. 그분은 우리나 다름없이 똑똑했다고 봐요.”

    요셉은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얼굴을 들었다.

    마리아를 정답게 바라보며 자기의 생각을 말하였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사가랴는 언어장애인이 된 것만 아닙니다.

    그는 천사와 말을 나누었고 아들을 낳을 예언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착각을 한 것이 되거나 하는 두 길밖에 없겠지요.

    여하튼 그와 엘리자벳은 아이를 낳든지,

    아니면 그가 미친 소리를 한 것입니다.


    자기 아내와 친척들 앞에서 한 일을 우리는 모두 보았습니다.

    그는 철석같은 확신을 했고 정신이 멀쩡했습니다.

    그런 그가 얼토당토않은 연극을 할 수 있었겠소.

    마리아, 그렇게 생각지 않소?”

     

    마리아는 감탄 어린 행복에 찬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요셉.”


    그녀는 이렇게 사리가 분명하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남자와 약혼하였다는 행복감을 느꼈다.


    결론을 얻은 그들에게는 그 이상 이렇고 저렇고 할 필요가 없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이 일은 그들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고만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하루는 대상(隊商) 편에

    한 통의 편지가 안나에게 전해졌다.


    사랑하는 자여, 평안하심을 바랍니다.” 엘리자벳의 편지였다.

    하나님께서는 저희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거룩한 천사는 약속을 이행하여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아주머니!

    저의 소식을 요아킴과 사랑하는 마리아에게

    그리고 그 훌륭한 청년 요셉에게도 전하여 주십시오.

    저는 이 나이에 아이를 낳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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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글쓴이 : 히말라야시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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