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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췌장암도 축복으로~ 곽삼남 씨가 사는 법

팽나무 2020. 6. 1. 20:38

- 2019년 04월호 78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100% 남편이 해주는 항암요리 먹으며 하루하루 행복해요"

감 홍시로 만든 과일 샐러드, 물로 볶은 양배추 볶음, 쑥으로 만든 와플, 토마토국물로 만든 국수…. 췌장암 수술을 받은 아내를 위해 100% 남편이 해주는 항암요리들이다.

“30년간 아내가 요리를 했으니 남은 30년은 제가 해주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앞치마를 둘렀던 남편이었다. 기름 대신 물로 볶음요리를 하고, 비트로 소스 색깔을 내고, 매끼 새로운 요리로 다채로운 밥상을 차리는 남편! 그런 남편으로 인해 오히려 췌장암도 축복이 됐다고 말하는 아내!

충남 보령시 청소면으로 향한 것도 그래서였다. 췌장암 수술을 받은 아내 곽삼남 씨(62세)와 지난 2년간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해온 남편 한종석 씨(62세)를 만나봤다.

2017년 2월, 어느 날…

속이 더부룩하고 체기가 있었다. 배도 아프면서 통증이 심했다. 소금과 파뿌리를 볶아서 배 찜질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동네병원으로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곽삼남 씨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한 가지 걱정뿐이었다.”고 말한다. 한 달 뒤 방글라데시로 선교활동을 가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교활동은 그녀가 인생을 건 일이기도 했다. 주어진 사명으로 여겼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선교활동까지 열일 제쳐두고 열심히 했다. 남편 한종석 씨와 함께 중국, 일본, 대만 등 가리지 않고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봉사활동을 했다. 필리핀에서 8년간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온 것도 1년 전의 일이었다.

행여 선교활동을 가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면서 가게 된 병원에서는 일주일 동안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그런데 뚜렷한 병명을 말해주지 않았다. 담도에 담석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좀 더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2차 검사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갑자기 얼굴이 노래졌다.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입원수속부터 밟으라고 했다. 황달이 위험수위라며 방치하면 패혈증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 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곽삼남 씨는 “느닷없이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고 말한다.

담도암인 줄 알았는데 췌장암 3기

얼굴이 노랗게 됐을 때 ‘방글라데시로 선교활동을 못 가겠구나.’ 그 생각부터 했다는 곽삼남 씨!

하지만 그녀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사경을 헤매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담도가 막혀서 담즙이 못 내려가고, 그래서 황달이 왔다고 했다.

곧바로 담즙을 빼내는 시술을 하자고 했지만 아예 관이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다. 3번이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담도가 막혔는지 췌장이 막혔는지 알 수조차 없다고 했다.

결국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대형 종합병원으로 갔다. 그러면서 비로소 들은 말 “담도암 같다.”면서 “굉장히 복잡한 휘플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휘플수술은 담낭을 제거하고, 십이지장을 제거하고, 췌장 머리를 제거한 뒤 작은창자를 위장의 유문과 붙이는 수술이라고 했다. 외과수술의 꽃일 만큼 복잡하고 또 위험한 수술이라고도 했다.

곽삼남 씨는 “잠들면 하나님 곁으로 가는 거라 두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유언장은 쓰고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설사 수술이 잘못돼도 연명치료는 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2017년 3월 23일, 장장 5시간 50분간 진행된 수술은 가족들의 피를 말렸지만 결과는 좋았다. 잘 됐다고 했다. 곽삼남 씨도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을 때 ‘살았구나’ 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시련은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후 10일째 되던 날이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기도 했다. 의사가 이상한 말을 했다. “조직검사 결과 담도암이 아니라 췌장암 2b로 나왔다.”면서 “임파선 3군데로 전이가 돼 있는 상태”라고 했던 것이다.

▲곽삼남 씨는 2년 전 췌장암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선망의 주인공이 되었다.

기가 막혔다. 담도암이 아니고 악명 높은 췌장암이라는 사실도 놀라웠고, 전이가 된 상태라는 것도 충격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담당의사는 말했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내키지 않았다. 젊어서부터 자연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것도 한몫했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의사까지 된 대견한 아들의 눈물어린 간청은 끝내 외면할 수 없었다. 의학적인 통계로 봤을 때 췌장암은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해야 살 수 있다는 거였다.

곽삼남 씨는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 말자며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결심했다.”며 “항암 18번, 방사선 22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지독했다.

찬양하면서 지독한 고통도 이겨내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가 교대로 이어지면서 체중은 38kg으로 줄어들었고, 차마 눈 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못 먹고, 토하고, 기력 없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런 와중에 반짝 활기를 되찾을 때가 있었으니 바로 찬양할 때였다. 곽삼남 씨는 “걸을 힘도 없어 휠체어에 의지하다가도 찬양을 할 때는 벌떡 일어나 율동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며 “그때는 아픈 것도 잊을 만큼 힘이 나더라.”고 말한다.

그래서 항암치료로 고통스러울 때마다 찬양을 했고, 방사선으로 초주검이 되었을 때도 교회 한 구석에서 말씀을 들었다.

곽삼남 씨는 “2017년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 초입에 들어선 11월 19일 힘든 항암과 방사선 치료가 끝이 났다.”며 “누가 뭐래도 독한 항암치료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감사와 찬양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무슨 마음이었을까? 항암과 방사선으로 초주검이 됐던 시기에도 남편을 해외 선교사로 등 떠밀어 보냈던 그녀다. 남편 한종석 씨는 “항암과 방사선으로 하루하루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아내를 두고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내의 희망사항이어서 필리핀으로 선교활동을 다녀왔다.”며 “먼 타국 땅에서 하루하루 마음 졸였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고 말한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이들 부부에게 드디어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2018년 3월, 최종 체크에서 “모든 것이 다 좋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곽삼남 씨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찬양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특히 남편 한종석 씨의 헌신적인 노력은 말로 다 못 한다. 췌장암도 오히려 축복으로 여길 정도다.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하는 남편 이야기

곽삼남 씨는 “2년 전부터 더 이상 요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편 한종석 씨가 도맡아 한다.

한종석 씨는 “30년간은 아내가 요리를 했으니 앞으로 30년은 제가 해주고 싶었다.”며 “100% 남편이 만든 요리로 아내를 건강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남편 한종석 씨가 아내를 위해 차리는 건강식단. 한종석 씨는 하루 2끼 건강 요리를 온갖 정성을 다해 만든다.

그런 때문일까? 그가 만드는 요리는 첫째도 둘째도 몸에 좋은 요리다. 좋은 음식, 올바른 식사에 대한 공부를 해가며 아내를 위한 건강요리를 2년째 만들고 있다. 성분표가 붙어 있는 가공식품은 절대 안 쓰고 천연 재료 그대로 만든 요리를 한다. 제철 채소를 물로 살짝 볶거나 삶은 후 들깨나 견과류를 갈아 넣고 버무려 맛을 내는 식이다. 대두를 물에 불려 살짝 삶아서 갈고 여기에 비트를 갈아 넣으면 핑크색 소스가 되는데 이것을 채소 샐러드에 뿌려 먹는다.

곽삼남 씨는 “남편이 해주는 요리는 몸에도 좋지만 맛도 있고 색깔도 예쁘다.”며 “온갖 정성으로 요리를 해주는 남편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한다.

2019년 2월 현재 곽삼남 씨는…

2019년 2월 어느 날, 충남 보령시 청소면에서 만난 곽삼남·한종석 부부는 여전히 요리를 하는 남편, 그것을 맛있게 먹는 아내의 모습 그대로였다.

건강은 어떨까? 곽삼남 씨는 “췌장암 수술 후 정기체크에서 늘 아무 이상 없음으로 나온다.”며 “병원에서 축하까지 해주었다.”고 말한다.

곽삼남 씨는 “남편에게 더없이 고맙다.”고 말한다. 그녀의 건강을 위해 지금도 여전히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아내를 위해 하루 두 끼 건강 요리를 온갖 정성을 다해 만들어주고, 날마다 하루 2번 산책도 꼭꼭 동행해준다. 짜증을 부려도 받아주고, 화를 내도 다독여준다. 세세한 부분까지 잘 배려해준다. 암도 축복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남편 한종석 씨는 “아픈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축복처럼 여겨진다.”며 “암으로 인해 더 많은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앞으로 몸이 허락하는 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면서 더 많이 봉사하고 더 많이 헌신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곽삼남, 한종석 씨 부부!

봉사하면 즐겁고 아낌없이 베풀면 최고의 기쁨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아놓은 재산이 없어도 행복하다.

그런 곽삼남 씨는 “암도 감기처럼 생각하라.”는 말로 긴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암은 두려워할 대상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암을 더 많은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 계기로 삼는다면 암도 얼마든지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곽삼남표 항암생활’을 실천하면서 암도 축복이 됐음을 증명하고 있는 곽삼남 씨! 그런 그녀가 날마다 실천하고 있는 곽삼남표 항암생활은 다음과 같다.

1. 찬양과 기도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찬양하고 기도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찬양하고 기도하면 기쁨이 충만해지기 때문이다. 신앙은 절대적인 힘이 되어주고 있다.

2. 잠자기 전에는 날마다 감사일기를 쓴다.

하루 있었던 모든 일에 감사하는 감사일기를 쓴다. 남편이 요리를 잘해주는 것도 감사하고, 율동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고, 심지어 햇볕 잘 드는 집도 감사하다.

3. 하루 두 끼 식사를 하고 저녁 한 끼는 과일식사를 한다.

인스턴트식품·가공식품은 절대 안 먹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 채소와 과일, 곡류, 견과류 속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이 다 들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육류 대신 견과류와 콩을 먹으면 문제없다. 저녁 식사로 과일을 먹으면 깊은 잠을 잘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식사를 할 때는 식탁에 모래시계를 두고 천천히 먹기를 실천한다.

4. 간식은 안 한다.

간식을 먹으면 소화와 관련된 장기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5. 최대한 몸은 많이 움직인다.

하루 두 번 산책은 꼭꼭 하고 텃밭도 가꾼다.

6. 반신욕도 자주 한다.

종종 나타나는 통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어서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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